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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두아르도] 중위권 도약을 향한 선덜랜드의 힘찬 발걸음!LEAGUE NEWS/EUROPE 2014. 2. 2. 20:10
선덜랜드의 상승세가 무섭다. 이번에는 지역 라이벌 뉴캐슬 유나이티드를 3-0으로 꺾었다. 리그 컵과 FA컵에서의 선전이 EPL 에서도 이어지는 모양새다. 선덜랜드가 이렇게 잘했었나 싶을 정도로 공수 양면에서 높은 집중력을 보인 경기였다. 타인-위어 더비에서의 승리를 바탕으로, 선덜랜드는 순위를 14위까지 끌어올렸으며 EPL 잔류를 넘어 중위권 도약까지 넘볼 수 있게 되었다. 이후 선덜랜드의 앞길에는 리그 컵 결승과 FA컵 5라운드 경기, 그리고 강팀과의 원정경기 등 험난한 일정이 펼쳐져 있다. 그러나 최근의 좋은 흐름이 선수들에게 ‘자신감’을 선물해 주었다는 점은 분명한 사실이다.
흔들리는 숙적을 무너뜨린 집중력
킥오프 전, 꽉 찬 관중석과 뜨거운 분위기는 타인-위어 더비가 130년이 넘는 오랜 역사를 자랑하는 라이벌 경기라는 점을 새삼 상기시켜 주었다. 게다가 양 팀이 각각 강등권과 유럽 클럽대항전 진출권 순위다툼을 벌이고 있다는 점에서, 이 날 경기에서의 승리는 단순한 승점 3점 이상의 의미를 가지는 상황이었다.
에이스 요앙 카바예의 이적, 주득점원 로익 레미의 징계, 공격의 엔진 용 구프랑의 부상으로 전력 누수가 상당한 뉴캐슬이었지만, 경기 시작과 함께 선덜랜드를 매섭게 몰아쳤다. 그러나 선덜랜드도 호락호락하게 주도권을 내주지 않았다. 몇 차례의 날카로운 역습으로 뉴캐슬 진영을 흔들더니, 급기야 전반 18분에는 파비오 보리니의 선취골로 이어졌다. 아담 존슨이 수비 두 명을 앞에 두고 찍어 차 준 패스를 침투하던 필 바즐리가 받았고, 버논 아니타와 뒤엉키며 페널티킥을 얻어낸 것이다. 존슨의 센스가 돋보이는 장면이었다.
선취 득점 후 환호하는 선덜랜드 선수들. (출처=www.safc.com)
선덜랜드는 이에 그치지 않고 5분 뒤 2-0으로 달아났다. 조지 알티도어가 뉴캐슬의 빌드업을 차단하며 곧바로 연결해 준 힐 패스를 잭 콜백이 침투하며 슛으로 연결했고, 팀 크룰 골키퍼의 손에 맞고 나온 것을 존슨이 밀어넣은 것이다.
모두 빠른 침투와 집중력이 돋보이는 득점장면이었다. 특히 두 번째 골이 그랬다. 알티도어의 힐 패스가 워낙 절묘했기에 역습 템포 자체가 살아 있었고, 슛이 이미 콜백의 발을 출발한 상황에서도 적절한 위치까지 뛰어든 존슨의 집중력도 좋았다. 빠른 템포와 집중력, 역습의 정석이라고 볼 수 있는 이 두 요소는 79분에 터진 콜백의 쐐기골에서도 찾을 수 있었다. 무엇보다도 후반 막판까지 유지해 준 집중력 덕분에 보리니가 하템 벤 아르파로부터 공을 빼앗을 수 있었고, 콜백의 침투 타이밍 역시 매우 좋았다.
이러한 집중력은 수비에서도 발휘되었다. 물론 뉴캐슬이 전후반 내내 공격작업에 애를 먹었던 것은 전력 누수에 기인한 바가 컸다. 그러나 페널티 박스와 그 근처에서 보인 선덜랜드 수비수들의 집중력은 뉴캐슬의 공격을 더욱 산만하게 만들었다. 뉴캐슬이 어렵사리 박스 안으로 치고 들어오면 웨스 브라운과 존 오셔가 막아냈고, 박스 언저리에서는 중앙 미드필더와 측면 풀백들의 커버 플레이에 뒤로 밀려날 수밖에 없었다. 꾸역꾸역 슛까지 시도하면 어김없이 비토 마노네 골키퍼의 손에 가로막혔다. 특히 71분에는 코너킥에 이은 숄라 아메오비의 헤더를 보리니가 머리로 막아내는 장면도 있었다.
물론 선덜랜드가 선전한 만큼 뉴캐슬이 총체적 부진을 겪은 것도 선덜랜드의 대승에 있어 큰 원인으로 볼 수 있다. 하지만 공격과 수비 양면에서 보인 선덜랜드 선수들의 집중력이야말로 강등권과의 격차를 더 벌리고, 90년만에 타인-위어 더비에서 3연승을 기록할 수 있었던 원동력이라고 볼 수 있겠다.
끈끈한 선수단 분위기와 겨울 이적 시장의 성과.
이처럼 선수들이 공수 양면에 걸친 집중력을 발휘할 수 있었던 것은, 강등권에서의 사투와 컵 대회 경기들에서의 선전을 거치며 선수들 사이에 무언가 끈끈한 유대감이 형성되었기 때문이라고 볼 수 있다. 사실 선덜랜드가 지난 가을 2013/2014시즌 첫 승을 기록했을 때만 해도 상당한 집중력을 보이긴 했다. (공교롭게도 그 경기 역시 타인-위어 더비였다.) 어찌 보면 감독 교체 효과와 첫 승에 대한 의지로 인한 ‘아드레날린 대분출’이었을지도 모르겠다. 그런데 그 이후 선덜랜드의 경기력은 약간 기복이 심한 편이었다. 어처구니 없이 퇴장을 당하며 자멸하는 경기도 있었다. 또 더 좋은 경기를 할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결정적인 순간에 욕심을 부리며 기회를 놓치는 경기도 있었다. 될 듯 될 듯 하면서도 쉽사리 강등권 순위에서 헤어나오질 못하는 모습이었다.
그러나 리그 컵 경기에서 선전을 펼치며 기대를 확신으로 바꾸더니, 골을 넣고도 뒤에 있는 골키퍼에게까지 가서 기쁨을 나누는 장면을 연출하기도 했다. (이 모든 것이 기성용이 주인공이라는 점!) 이렇게 선수들끼리의 유대감이 점점 강해지면서 조직력과 집중력이 발휘되기 시작했다. 그 결과 리그 컵에서는 결승에 진출할 수 있었고, 리그에서는 4경기 무패를 기록하며 강등권과의 격차를 벌릴 수 있었다.
경기 후 선덜랜드 선수들의 셀레브레이션. (출처=www.safc.com)
이에 더하여 1월 이적 시장에서의 영입이 탄탄해진 조직력에 방점이 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은 상당히 고무적이다. 새해가 되자마자 피오렌티나에서 임대해 온 마르코스 알론소는 그간 가장 큰 문제였던 측면 풀백 문제를 곧바로 해소했다. 이 날 경기에서 벤 아르파, 마티유 드뷔시 등 뉴캐슬의 오른쪽 라인이 부진한 것 역시 알론소 덕분이라고 생각된다. 또 이적 시장 마감일에 영입한 리암 브리드컷은 바로 전 날 팀에 합류한 선수라고 하기 어려울 정도로 완벽하게 그 역할을 수행했다. 뉴캐슬의 중원과 공격진이 다소 약화되어 있었기에 보다 강한 상대로는 어떤 모습을 보일지는 모르겠지만, 팀을 떠날 가능성이 높은 리 카터몰을 대체하기에는 충분해 보였다. (카터몰이 이적 시장 마지막 날 스토크 시티 훈련장에 나타났다는 소식도 있었고, 이적 시장이 마감된 후에는 라파 베니테즈 나폴리 감독이 이적을 문의했다는 소식도 있었다.) 아직 이그나시오 스코코와 산티아고 베르히니가 아직 첫 선을 보이지는 않았으나, 이 정도면 충분히 알짜배기 영입이라 할 만 하다.
험난하고 빡빡한 일정, ‘자신감’으로 극복할 수 있을까?
2월 초부터 3월 초까지의 선덜랜드 일정표 (출처=www.safc.com)
그렇다고 해서 선덜랜드가 앞으로 승승장구할 것이라고 확언할 수는 없다. 무엇보다도 앞으로 한 달 간 선덜랜드는 중하위권 팀들 중에서 가장 많은 경기를 치러야 한다. 리그 컵 결승과 FA컵 5라운드 일정 때문이다. 컵 대회 일정들을 제외한 리그 일정도 헐 시티를 빼면 모두 강팀과의 경기다. 특히 맨체스터 시티와는 26라운드 원정경기와 리그 컵 결승으로 두 차례나 마주친다. 또 아스널, 리버풀과의 원정경기도 있다. 그렇다고 헐 시티가 만만한 팀도 아니다. 1월 이적시장에서 셰인 롱과 니키차 옐라비치를 데려오면서 공격진의 무게가 더해졌다. 또 승점 6점짜리 경기이기 때문에 두 팀 모두 물러설 수 없는 상황이다. 이렇게 봤을 때, 현실적으로 선덜랜드의 최근 상승세는 2월 안으로 마감될 가능성이 높다.
이러한 일정 속에서 선덜랜드가 얼마나 ‘덜 손해를 볼 지’는 지금까지의 상승세로 얻은 선수들의 ‘자신감’에 달려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강팀과의 원정경기에서 어떻게든 ‘선방’한다면, 10위 아스톤 빌라에 단 한 경기 차이로 뒤져 있다는 점에서 3월에 중위권으로 도약할 수 있는 발판을 어느 정도 마련할 수 있다. 여기서 가장 중요한 것은 지금까지의 상승세에서 얻은 자신감으로 집중력과 조직력을 유지하는 것이라고 볼 수 있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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