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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에두아르도]1주일 동안 3연패한 맨유, '몰락'인가?
    LEAGUE NEWS/EUROPE 2014. 1. 8. 16:31

    토트넘과의 박싱데이 일정 마지막 경기에서 상승세가 꺾인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이하 맨유)가 총체적 난국을 겪고 있다. FA컵에서 스완지 시티에 패하더니, 이번에는 캐피탈 원 컵 준결승 1차전에서 선덜랜드에 덜미를 잡혔다. 심지어 EPL에서는 꼴찌에 머물러 있는 선덜랜드에게, 그것도 홈에서의 패배다. 현지에서는 모예스 감독의 경질설이 흘러나왔고, 국내 네티즌들은 맨유가 몰락했다고 한다.

     

     

    승리에 대한 의지


     가용 자원이 넉넉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맨유는 내세울 수 있는 최상의 선수들로 구성한 선발 라인업을 구성했다. 아드난 야누자이, 안토니오 발렌시아, 라이언 긱스가 대니 웰백의 뒤를 받치고, 중앙 미드필드는 마이클 캐릭과 탐 클레벌리가 구축했다. 백4는 왼쪽부터 파트리스 에브라, 조니 에반스, 네마냐 비디치, 하파엘 다 실바가 호흡을 맞추었다.

      

    캐피탈 원 컵 준결승 1차전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선발 라인업 (출처=www.skysports.com)

     

     박싱데이 일정과 FA, 리그 컵까지 계속해서 3~4일 간격으로 경기를 치르는 빡빡한 일정에도 불구하고 이처럼 가능한 한 최정예 멤버를 가동한 것은 우선 연패의 사슬을 끊기 위한 것이라고 생각해 볼 수 있다. 맨유는 1월에도 험난하고 빡빡한 일정을 견뎌내야 한다. 계속해서 주중에 경기를 치러야 하며, 1주일 휴식이 부여되는 단 한 주도 첼시 전을 준비해야 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이 날 경기에서 그나마 약체인 선덜랜드를 상대로 분위기를 어느 정도 반전해 놓아야 부진이 장기화되지 않을 수 있었다. 게다가 무너진 자존심을 회복하기 위해서라도 맨유는 반드시 승리할 필요가 있었다.

      

    맨유의 1월 일정표. (출처=www.manutd.com)

     

     이러한 상황은 선수들이 경기장에서 보인 모습에서도 잘 나타났다. 상기된 표정뿐 아니라, 상대 진영에서든 자기 진영에서든 볼을 빼앗아 오기 위해 적극적인 모습을 보였다. 선덜랜드 선수들의 터치가 조금만 길어도 바로 달려드는 모습들이 인상적이었다. 이러한 선수들의 의지에 힘입어, 맨유는 선덜랜드를 상대로 공격을 주도해 나갔다.

     

     

    경기는 주도했으나

     

     선수들의 간절한 모습에도 불구하고, 맨유는 좀처럼 득점에 성공하지 못했다. 운도 그다지 따라주지 않았다. 25, 선덜랜드 미드필드진의 압박이 헐거워진 틈을 타 기습적으로 노린 긱스의 중거리 슛이 골대를 맞고 말았다. 이후 경기의 흐름은 맨유가 주도했다. 마치 2002년 월드컵 폴란드전에서 홍명보의 중거리 슛으로 분위기가 한국 쪽으로 완전히 넘어온 것과 비슷한 느낌이었다.


    분투 중인 야누자이. (출처=www.manutd.com)


     특히 야누자이는 경기 내내 가벼운 몸놀림으로 선덜랜드 수비진을 괴롭혔다. 몇 차례의 돌파와 패스 연결, 그리고 슈팅 시도 등 경기 내내 선덜랜드의 골문을 위협했다. 긱스와의 스위칭 플레이도 인상적이었다. 37분에는 오프사이드 판정으로 취소되긴 했지만, 강한 땅볼 슛으로 골망을 흔들기도 했다반면 최근 들어 좋은 컨디션을 보여주던 발렌시아는 이 경기에서는 다소 침묵하는 모습이었다. 이에 따라 오른쪽 측면에서의 공격은 그다지 좋지 않았다. 이는 이 날 선덜랜드 데뷔전을 가진 마르코스 알론소 때문으로 생각할 수 있다. 알론소가 경기 내내 적극적인 오버래핑을 선보이면서 하파엘이 공격에 가담하는데 부담을 느꼈고, 발렌시아 역시 수비 부담을 지게 된 것이다. 후반 막판에 알론소가 체력 소진으로 인해 집중력을 약간 잃은 후에야 발렌시아의 크로스가 득점에 근접한 상황을 만들 수 있었던 것도 그 증거다.

     

     이러한 양 측면 공격의 불균형에는 맨유의 중앙 미드필더의 부진도 한 몫 했다. 특히 클레벌리의 플레이가 아쉬웠다. 많이 뛰는 것 같기는 한데, 효율적인 움직임이나 위치선정이 이루어지지 않았다. 이에 따라 양 측면으로의 방향 전환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못했다. 물론 클레벌리 한 명에게 모든 죄를 뒤집어 씌울 수는 없다. 야누자이가 재기 넘치는 플레이를 선보이기는 했지만, 가끔 슛이나 드리블보다는 패스를 주는 것이 어땠을까 하는 장면도 보였기 때문이다. 웨인 루니의 공백이 절실히 느껴지는 부분이다.

     

     기회를 살리지 못하다 보니, 오히려 골은 선덜랜드가 먼저 기록했다. 전반 추가시간, 에반스의 파울로 인한 프리킥 기회에서 긱스가 자책골을 기록한 것이다. 캐릭이 시선을 공에 빼앗긴 나머지 뒤쪽으로 돌아 침투하는 웨스 브라운을 놓쳤고, 필 바즐리를 향한 브라운의 크로스를 긱스가 자기 골대에 밀어 넣고 말았다. 결정적인 순간에 발휘하지 못한 집중력이 상당히 아쉬웠다.


    첫 번째 실점 직후. 긱스의 어두운 표정 뒤로 환호하는 기성용이 보인다. (출처=www.manutd.com)


     맨유가 공격을 주도하는 가운데 선덜랜드의 반격도 매서웠던 경기 분위기는 후반전에도 계속 이어졌다. 빠르게 스코어를 따라잡기 위해 맨유는 더욱 공격적으로 나섰고, 후반 시작 5분만에 비디치가 골을 넣으면서 동점을 만들었다. 그러나 62분에 클레벌리의 파울로 페널티킥을 내주게 되었고, 보리니가 득점으로 연결하며 다시 1-2로 끌려갔다. 이후에도 맨유는 선덜랜드의 골문을 계속해서 두드렸다. 특히 78분, 우측면에서 올라온 크로스를 야누자이가 슛으로 연결한 것은 거의 골이나 나름없는 장면이었다. 데이비드 모예스 맨유 감독은 치차리토까지 투입하며 동점골을 노렸으나, 더 이상의 골 없이 그대로 패배하고 말았다.


     결국 맨유는 공격의 주도권을 가지고 있으면서도, 비디치의 단 한 골만을 성공했다. 물론 운이 따라주지 않은 측면도 있었고, 48시간만의 원정경기로 인한 체력 고갈, 선덜랜드 수비진의 집중력 등 여러 가지 요인들이 작용했겠지만, 최소한 심판 판정 때문에 진 것은 아니었다. 승리에 대한 의지에도 불구하고, 그것을 팀 전체의 앙상블로 만들어내지 못한 것이 꽤나 아쉬운 경기였다.



    1주일 동안의 3연패, 맨유의 몰락을 의미하는가?


    짜증날 것 같긴 하다. 왼쪽 가슴에 달려 있는 악마를 찾아가 영혼이라도 팔고 싶을려나. 글쎄다.

    (출처=www.bbc.co.uk)


     모예스 감독이 팀을 맡은 이후로 맨유의 성적이 신통치 않다 보니, 맨유가 몰락하고 있다는 이야기가 심심치 않게 들린다. 확실히 맨유가 예년같은 성적을 보이고 있지는 않다. 게다가 맨유가 1주일 사이 3연패를 기록한 것은 무려 지난 1992년의 일이라고 한다. 20년도 더 된 일이니 받아들이기 어려울 수도 있다. 그렇다고 해서 이것이 맨유의 몰락이라고 볼 수는 없다. 일단 모예스가 감독을 맡은 지 일 년도 채 안 되었다는 점을 감안하면 몰락을 말하는 것은 너무 섣부른 판단은 아닌가 싶다. 


     당장 이번 주말에 있을 스완지와의 홈 경기에서 연패를 끊어내고, 1월 이적시장에서 더 적극적으로 영입을 타진해야 한다. 개리 리네커는 '두 명의 풀백, 한 명의 센터백, 그리고 최소한 두 명의 중앙 미드필더가 필요하다. 두 말할 것도 없이 모두 탑 클래스이어야 한다.'고 분석했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중앙 미드필더이다. 이번 시즌 맨유를 꾸역꾸역 먹여 살린 것이 루니다. 루니가 있을 때와 없을 때 공격에 가담한 선수들의 앙상블이 달라진다. 맨유의 최근 상승세가 꺾인 것도 루니의 사타구니 부상과 궤를 같이한다. 박싱데이 일정 마지막 토트넘전에서 사타구니 부상을 안고 출전한 루니가 별다른 활약을 하지 못하자 맨유의 공격이 경직되어 버렸다. 루니가 없을 때(최악의 경우 맨유를 떠났을 때), 루니 혼자서 감당해 내는 부분들을 나눠서 메워줄 선수들이 필요하다. 모예스 감독에 대한 평가는 그 이후다. 영입을 하고도 성적이 시원찮다면, 그 때 가서 모예스의 역량을 하나하나 따져볼 필요가 있다고 본다. 


     조나단 윌슨은 자신의 책에 적어도 헝가리 정도는 되어야 몰락이라고 썼다. 맨유가 1주일 동안 3 경기를 내리 졌든, 1월 내내 졌든 몰락은 지금 우리가 생각하는 것과는 약간 다른 범주에 있는 말이라는 것이다. 선수들이 모두 팔려나가고, 강등권에서 헤메이며 유럽 클럽대항전은 꿈도 못 꾸는 처지가 몇 시즌 정도 계속되면, 그 정도면 몰락이라고 할 만 하다. 그러나 맨유 이사진이 그 지경까지 뒷짐지고 있을 것 같지는 않다. 과장을 조금 보탠다면, 벌써 맨유의 몰락을 논하는 것은 22년만에 발생한 대지진이 세계 종말로 이어질 것이냐를 논하는 것과 다를 바 없다. 이로 버티든 잇몸으로 버티든, 아니면 클럽 로고의 악마에게 제사를 지내든 분위기를 뒤집고 선수단이 조금 더 끈끈하게 뭉칠 필요가 있다. 몰락하느냐 마느냐는 그보다 훨씬 나중의 이야기다.




    * 본 포스팅은 축구팬의 완소앱, [오늘의 해외축구]와 함께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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