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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대현] 점잖은 훌리건, 롤리건SPECIAL REPORT 2014. 4. 29. 22:34
유럽에는 (특수한 상황에 따른 이번 시즌 슈퍼매치에서의 응원 분위기와는 다르지만) 늘 점잖게 응원하는 서포터들이 있다. 바로 '롤리건' 이다.
롤리건 로고(출처 : mgg.dk)
롤리건이란 훌리건의 정반대의 개념으로 정의되는 또다른 응원(내지 관중) 문화로써 사색하듯 편안하게 앉아서 축구를 즐기지만, 응원만은 열정적으로 하는 덴마크의 축구 팬을 일컫는 말이다. 1984년 덴마크 리그의 클럽이 사상 처음으로 유럽 챔피언스 리그 준결승에 올랐는데, 당시 덴마크 축구 팬들은 조용하게 앉아서 축구를 즐기되 응원만은 훌리건 못지않게 열정적으로 하였다. 훌리건 양상이 유럽 전체로 확산되는 무렵이었기 때문에 그것을 롤리건의 ‘이채로운’ 응원 방식은 크게 부각되었다. 이 때부터 전세계에 알려지기 시작한 덴마크의 축구 팬 또는 축구 관람 문화를 가리키는 말로 정숙하면서 열정적인 응원 문화를 대표하게 됐다.
덴마크의 롤리건들(사진상으로는 그리 점잖아 보이지는 않으나 일반적인 훌리건들보다는 지극히 점잖은 편)
(출처 : www.kristeligt-dagblad.dk)
롤리건의 이념은 ‘폭력 없는 축구’이다. 덴마크 팀의 경기가 열리는 곳이면 어디든지 찾아가 열정적으로 응원하지만, 어떠한 경우에도 폭력은 용납하지 않는다. 회원은 누구나 가능하지만, 덴마크 국가가 울릴 때는 무조건 따라 불러야 하고, 상대팀 국가가 울릴 때도 조용히 앉아서 경의를 표해야 한다는 원칙을 정해두었다. 승패와 상관없이 양 팀 선수를 아낌없이 성원하는 롤리건의 모습은 경기장 안에서는 훌리건이 판치고 경기장 밖에서는 대처의 강공 정책이 사회를 경직되게 만든 잉글랜드 사람들에게는 무척이나 인상적이었고 이러한 원칙을 철저하게 지키며 세계적으로 성숙한 응원(관중) 문화로 본보기가 되었다.
열정적인 응원 후 청소까지 도맡아 한 '콜리건' (출처 : m.ohmynews.com)
롤리건은 1985년 국제연합교육과학문화기구(유네스코, UNESCO)에서 주는 페어플레이상을 받기도 했다. 롤리건의 관람 문화에 빗대어 2002년 제 17회 월드컵축구대회(한일월드컵) 때 세계 각국의 언론들이, 정숙한 관람, 열정적인 응원 그리고 경기가 끝난 후 청소까지 도맡아 한 붉은악마를 콜리건(Korlian)이라 하여 콜리건의 열정적인 응원 문화가 72년 월드컵 역사에 새로운 이정표를 제시했다고 극찬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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