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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임명수]2013/2014 UEFA 챔피언스리그 4강 1차전-(1) 아틀레티코 마드리드vs첼시
    CUP COMPETITION NEWS/UEFA 2014. 4. 22. 21:30

    한반도가 며칠 째 슬픔에 잠겨 있는 이 시간, 대륙 반대편의 또 다른 반도에서는 이틀 동안의 축구 축제에 모두가 들떠 있다. 많은 축구팬들의 밤잠을 빼앗을 UEFA 챔피언스리그 4강 1차전 경기들이 모두 마드리드에서 열리기 때문이다. 4강에 진출해 있는 네 팀의 스타 선수와 감독들이 지금 모두 마드리드에 모여 있다는 얘기다. 내일부터 이들이 만들어 낼 드라마들, 그 중 첫 번째는 아틀레티코 마드리드(이하 ATM)와 첼시의 경기다.

     

     

    FIFA 는 챔피언스 리그 4강을 앞두고 'All Eyes on Madrid'라는 제목의 기사로 조명했다. 위는 아틀레티코 마드리드의 홈 경기장인 비센테 칼데론이다.

    (출처=clubatleticodemadrid.com)

     

     

    40년만의 결승 진출을 노리는 아틀레티코 마드리드.

     

     이번 시즌 ATM의 기세가 무섭다. 그러나 이 정도로 잘 할 것이라고는 생각하지 못했다. 신계와 인간계로 나뉘어 있다는 라 리가에서 신계를 누르고 1위를 질주하고 있다. 챔피언스리그에서의 선전은 더욱 놀랍다. 같은 리그라서 익숙하다고는 하나, 한 동안 유럽 축구의 절대 강자로 군림했던 FC 바르셀로나를 꺾었다. ATM 선수들의 끈적끈적한 수비에 바르싸 선수들은 거의 아무것도 하지 못했다.

     

     ATM이 이번 시즌에 결승에 진출하면 1973/1974시즌 유러피언 컵 결승 진출 이후 처음으로 결승에 진출하게 된다. 당시 ATM은 4강에서 셀틱을 합계 전적 2-0으로 누르고 결승에 진출했으나, 바이에른 뮌헨에 우승컵을 내주고 말았다. 공교롭게도 바이에른 뮌헨 역시 4강에 올라 있어 40년만의 복수전이 성사될 가능성도 있다. 게다가 당시 주축 멤버 중에 얼마 전 타계한 루이스 아라조네스 전 스페인 국가대표팀 감독이었으니, ATM이 결승에 진출한다면 여러 모로 의미 있는 일이 될 것으로 생각된다.

      

    선수 시절의 고 루이스 아라조네스. (출처=구글) 

     

     

     지금 ATM의 분위기라면 충분히 40년만의 결승 진출이 가능해 보인다. 지금 4강에 올라 있는 팀 중에 유일하게 패가 없는 팀이다. 게다가 국내 리그 및 컵 경기까지 합하면 최근 10경기에서 무패다(9승 1무). 아르다 투란이 부상에서 돌아오면서 전력 누수도 없다. 첼시에서 임대된 주전 골키퍼 티보 쿠르투와의 출전 여부도 아무런 문제가 없다. UEFA에서 지난 11일 "타 클럽의 선수 출전에 영향력을 행사하는 것은 엄격히 금지되고 있으며, 클럽 간에 계약 조항이 있다고 하더라도 UEFA 주관 대회에서는 효력이 없다.(null, void and unenforceable)"는 입장을 밝혔기 때문이다.

     

     

    3시즌 연속 UEFA 주관 대회 우승을 노리는 첼시

     

     2011/2012 시즌 꿈에도 그리던 빅 이어를 들어올린 첼시는 그 이듬해 유로파리그를 접수했고, 바이에른 뮌헨과 명승부를 펼치며 UEFA 수퍼컵까지 들어올렸다. 유럽 클럽대항전 무대에서 최근 EPL 클럽들이 약세를 보이고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근래 2~3시즌 동안 첼시의 선전은 인상적이다. 그리고 이제 돌아온 '스페셜 원', 조제 무리뉴와 우승에 다시 도전한다. 무리뉴 감독도 이번 챔피언스 리그를 우승하고 싶을 것이다. 이번에 우승하게 되면 사상 최초로 3개의 각기 다른 팀에 빅 이어를 선물하는 감독이 되기 때문이다.

     

    '프리미어 리그 얘기가 궁금하시겠지. 근데 우린 이번 경기에 집중할 거요.' 라고 말했다고 한다. (출처=www.uefa.com)

     

     

     그러나 ATM의 기세에 비하면, 첼시 쪽은 약간 변수가 많다. 일단 지난 주말 EPL 경기에서 선덜랜드에 일격을 당하면서 우승 레이스에서 약간 불리해졌다. 게다가 런던으로 돌아가면 리버풀과 EPL의 패권을 놓고 사실상의 결승전을 치러야 한다. 이 경기에서 지면 EPL 우승은 사실상 물 건너가는 셈이니, 꽤 부담스러운 일정인 것은 사실이다.

     

     게다가 전력 누수도 꽤 있다. 일단 팀의 에이스 에당 아자르가 허벅지 부상으로 빠지고, 사무엘 에투도 경미한 무릎 부상으로 인해 결장할 것으로 보인다. 첼시에 가장 헌신하는 선수(=혹사당하는 선수)인 브라니슬라프 이바노비치는 경고 누적으로 인해 결장한다. 또 리그에서 활약해주고 있는 네마냐 마티치와 모하메드 살라는 이전 소속팀에서 챔스 경기에 출전한 바 있기에 이번 시즌에는 기용할 수 없다. 물론 이 선수들의 대체 자원이 없는 것은 아니다. 에투의 몸상태 덕분에 페르난도 토레스는 고향팀에서 적장으로 나설 수 있게 되었다. 또 아즈필리쿠에타가 오른쪽 풀백 자리로 돌아가고 애쉴리 영이 복귀할 수 있다. 

     

     

    기억 속의 그대들.

     

     ATM과 첼시가 챔피언스리그에서 만나는 것이 처음은 아니다. 지난 2009/2010 시즌에 본선 조별리그 D조에서 맞붙은 바 있다. 당시 첼시는 1승 1무로 우세한 성적을 거두었고, ATM은 조 3위로 탈락하고 말았다. 특히 스탬퍼드 브릿지에서 열린 2차전에서는 살로몬 칼루의 맹활약에 루이스 페레아의 자책골까지 더해 0-4로 대패하고 말았다. 이 경기 패배로 인해 ATM은 감독을 교체하기까지 했다. 하지만 새옹지마라고 해야 할까. ATM은 디에고 포를란의 활약에 힘입어 함부르크에서 유로파리그를 접수했다. 2012년 슈퍼컵에서는 ATM이 첼시에게 앙갚음에 성공했다. 라다멜 팔카오가 전반전에 해트트릭을 기록하며 4-1로 대승한 것이다.

     

     감독 대 감독의 싸움에서는 무리뉴가 앞선다. 레알 마드리드 감독으로 있던 시절 무리뉴는 ATM을 상대로 8승 1패를 기록했다. 시메오네 감독이 부임한 이후에도 3승 1패다. 그러나 무리뉴가 패배한 유일한 경기가 가장 최근의 경기라는 점에서 시메오네 감독의 자신감을 무너뜨리기는 힘들 것으로 보인다.

     


    참 잘생겼다. 부럽게. (출처=페르난도 토레스 공식 페이스북 페이지 / https://www.facebook.com/Torres)


     양 팀 선수들 중에는 과거 소속팀을 상대하게 되는 선수들도 있다. 특히 토레스가 7년만에 비센테 칼데론에 다시 서게 되었다. 당시에는 시메오네 감독이 ATM에서 선수로 뛰고 있을 시절이니 꽤 오래 전 일이지만, 감회가 남다를 것임에는 분명하다. 토레스는 ATM에서 만 19세의 나이로 주장 완장을 찼으며, 2007년에 리버풀로 이적하기 전까지 총 214 경기에 출전, 84골을 기록했다. 한편 지금 ATM의 허리를 책임지고 있는 티아고도 2004년부터 2006년까지 첼시에서 선수 생활을 하며, 34경기 4골을 기록했다.

     

     

    관전 포인트: 역습과 세트피스, 그리고 집중력.

     

     양 팀 모두 강한 전방 압박과 빠른 역습으로 득점을 노리는 스타일이며, 특히 단기전에서는 상대 팀에 최적화된 전술로 승부를 보는 팀들이다. 그래서 ATM과 첼시의 매치업은 흥미롭고도, 예측 불허의 일전이 될 것으로 생각된다.

     

     그러나 이번 1차전에서는 첼시보다는 ATM이 유리한 상황이다. 무엇보다도 가용 전력을 100% 활용할 수 있다는 점은 첼시 입장에서는 불안 요소다. 게다가 첼시는 내려서서 막는 팀에 애를 먹는 경향이 꽤 있다. 이번 시즌 EPL에서 첼시가 하위권 팀들에게 한 번씩 일격을 당하는 것도 같은 맥락으로 볼 수 있다. 그런데 ATM은 4강에 진출한 4개 팀 중에서 볼 점유율이 50%가 안 되는 유일한 팀이다. 내려서서 막는 것이 더 익숙한 팀이라는 것이다. 아자르가 1차전에 결장할 것이 확실하고, 윌리안이 점점 체력적 부담을 느끼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는 점에서 첼시에게는 꽤나 부담스러운 상황이라고 생각된다. 심지어 짧은 패스로 세밀하게 풀어나가는 데 능한 바르싸조차도 지난 8강 2차전에서는 ATM의 수비 진영 주변에서 공을 돌리는 데 많은 시간을 허비했다.

     

     또 ATM은 경기 초반 15분, 경기 막판 15분 득점률이 4강 진출팀 중에서 가장 높다. 한편, 첼시는 이번 시즌 챔스에서 기록한 실점 중에서 86%가 후반전에 내준 것이다. 이는 EPL에서 힘겹게 리버풀을 뒤쫓고 있는 첼시에게는 또 다른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 이번 시즌 들어 첼시는 후반 중반 이후 수비 집중력이 급격히 떨어지는 모습을 자주 보여 왔다. 가장 대표적인 경우로 PSG와의 8강 1차전에서 나온 파스토레의 쐐기골 장면을 들 수 있다.

     

     

    후반으로 갈 수록 떨어지는 집중력은 첼시에게는 분명히 불안요소다. PSG와의 8강 1차전, 파스토레의 3번째 골 장면.

    (출처=thetimes.co.uk)

     

     

     그러나 첼시에게도 공략할 만한 부분은 충분히 있다. ATM의 패스 성공률이 76.7%로 그리 높지 않다는 점이다. 이는 비슷한 스타일을 가진 첼시에게도 분명히 고무적인 부분이다. 따라서 이번 맞대결의 승부는 역습 상황에서 얼마나 빠르고 정확하게 기회를 살리느냐에서 갈릴 가능성이 높다. 게다가 ATM은 옐로우 카드를 23장이나 받아, 챔스 토너먼트에 남아 있는 팀들 중에 경고를 가장 많이 받은 팀이라는 점도 첼시에게는 고무적이다. 이러한 점에서 첼시가 위험 지역에서 얻어낸 세트피스 한 방을 보여준다면 충분히 승산이 있다고 생각된다.

     

     여기서 토너먼트라는 대회의 특성을 절대 배제해서는 안 된다. 이미 첼시는 8강에서 PSG에 당한 1-3 패배를 뒤집은 바 있다. 이미 두 차례나 챔스를 석권한 무리뉴의 머릿 속에는 상황에 따라 어떠한 시나리오를 전개할 것인지 짜여져 있을 가능성이 높다. 감히 무리뉴의 머릿속으로 들여다 볼 수는 없는 노릇이지만, 첼시가 이번 주말에 EPL의 풍흉을 결정하게 될 리버풀과의 경기가 남아 있다는 점을 감안해야 한다. 선덜랜드에 기록이 깨지긴 했어도 첼시가 스탬포드 브릿지에서는 굉장히 강하다는 사실도 빼 놓을 수 없다. 이렇게 생각해 보면, 무리뉴 감독은 원정에서 최대한 무리하지 않는 선에서 1차전을 마무리지으려 할 가능성이 크다. 아무리 원정길이라 해도 첼시가 패할 것 같지만은 않은 이유다.

     

     모든 경기가 그렇겠지만, 결국 키워드는 집중력이다. 촘촘한 간격으로 구축한 수비진 구축에 균열이 발생하는 것, 역습의 템포와 정확성, 세트피스에서의 의외의 장면 등은 모두 순간적인 집중력 차이에서 비롯되는 것들이기 때문이다.  지금까지 살펴 본 모든 것들로 미루어 볼 때, 이 두 팀의 승부는 얼마나 집중력을 유지하느냐에서 갈릴 것으로 예상해 볼 수 있겠다.

     

     

     

     

     

    * 본 포스팅은 축구팬의 완소앱, [오늘의 해외축구]와 함께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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