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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에두아르도] 'Goal-less' Spurs, 우승 경쟁의 야망은 멀어지나?
    LEAGUE NEWS/EUROPE 2013. 11. 12. 00:36
      2013/2014 EPL 11라운드 경기에서 토트넘이 뉴캐슬과의 홈 경기에서 0-1로 패배했다. 2위부터 7위까지 승점 3점 차이로 혼전 양상을 보이고 있는 가운데, 이날 패배로 토트넘은 7위까지 순위가 떨어졌다. 시즌 개막 직전 우승 후보 6개 팀에 들었던 것 치고는 적잖이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모습이다. 


    충격적인 전술적 완패.

    선취골을 뽑아낸 로익 레미. 경례 세리머니 사진은 끝내 못찾고.. 

    (출처=www.nufc.co.uk)


      일단 토트넘에게는 쉬운 경기는 아니었다. 뉴캐슬은 지난 라운드에서 첼시를 잡는 등 팀 컨디션이 점점 올라오고 있는 상황이었다. 또 로익 레미가 팀에 완전히 적응한 모습을 보였고, 요앙 카바예의 킥은 최근 정점에 올라있었다. 콜로치니의 공백을 메우고 있는 양가-음비와는 한동안 흔들리는 것처럼 보이더니, 지난 첼시 전에서는 꽤 견고한 모습을 보여주었다. 그러나 토트넘은 유로파리그 경기를 치른 지 얼마 되지 않은 상태였다.

      뉴캐슬이 첼시를 잡을 수 있었던 것은 전방압박과 지역방어 덕분이었다. 압박의 타이밍이 굉장히 좋았고, 첼시 선수들도 빌드업 과정에서 상당히 고전하는 모습을 보였다. 조금이라도 터치가 불안하다 싶으면 과감히 달려들었다. 또 공이 일단 뉴캐슬 진영으로 넘어온 뒤에는 지역방어를 통해 패스길목을 틀어막았다. 


      그렇다고는 하나 토트넘 역시 전반적으로 탄탄한 수비와 전방압박, 과감한 측면 돌파 등 이번 시즌 들어 좋은 성적을 보이고 있었기 때문에 두 팀의 경기는 상당히 치열한 양상으로 전개될 것으로 생각되었다. 주중에 유로파리그 경기를 치러 체력적으로 상당히 부담이 되었음에도 불구하고, 어쨌든 승리를 거두면서 분위기도 어느 정도 반전을 이룬 상태였다. 

      경기가 시작되자, 뉴캐슬은 위에서 말한 강한 전방압박으로 토트넘을 괴롭혔다. 뉴캐슬의 전방압박에 토트넘은 전반전에는 한동안 제대로 빌드업조차 하지 못했다. 무엇보다도 빌드업의 기초가 되는 뎀벨레가 압박의 주요 타겟이 되었다. 이를 잘 보여주는 것이 경기 초반 티오테의 몸싸움에 뎀벨레가 복부를 맞고 쓰러지는 장면이었다. 중원에서 활발하게 움직이던 파울리뉴도 이 경기에서는 그다지 눈에 띄지 않았다. 수비수들 역시 전방으로 공을 내보내는 데 상당한 어려움을 겪었다. 로익 레미의 골 역시 이러한 전방압박에서 빚어진 작품이었다. 산발적으로 좋은 모습을 보이긴 했지만, 토트넘으로써는 답답한 경기가 지속되었다.

    크룰의 선방쇼는 그야말로 엄청났다. BBC는 크룰이 '리그 최고의 골키퍼'라며 추켜세웠다.

     (출처=www.tottenhamhotspur.com) 


      후반전이 되자 안드레 비야스-보아스 감독은 뎀벨레와 치리체슈를 빼고 카불과 산드로를 투입했고, 토트넘은 전반전보다 훨씬 더 높은 점유율을 가져가며 뉴캐슬을 공략했다. 그러나 박스 근처에 두텁게 세워진 블록은 좀처럼 균열이 생기질 않았다. 타운젠트는 계속 같은 패턴의 돌파와 무의미한 마무리를 보일 뿐이었고, 공격진에서의 방향전환도 잘 이루어지지 않았다. 게다가 뉴캐슬의 팀 크룰 골키퍼는 그야말로 신들린 듯한 선방쇼로 토트넘 홈 팬들의 애간장을 태웠다. 뒤늦게 데포를 투입해 수비진을 흔들어보려 했으나 경기 결과를 뒤집기엔 뉴캐슬 선수들의 집중력이 너무 뛰어났고, 결국 토트넘은 경기에서 패배할 수밖에 없었다.

     몇 주 전만 해도 리그 최소 실점을 기록하며 공격력만 터지면 아스널과의 우승 경쟁까지도 가능해 보였던 토트넘이었다. 그러나 경기가 끝난 뒤, 그들은 7위로 내려앉은 순위표를 확인해야만 했다.


    엘비스 프레슬리를 보내고 비틀즈를 데려왔다던 토트넘, 그러나..

      지난 여름 이적시장에서의 성과를 통해 이번 시즌 가장 큰 기대를 모은 팀 중 하나가 토트넘일 것이다. 토트넘은 팀의 주축 선수였던 가레스 베일을 천문학적인 이적료에 레알 마드리드로 보내는 대신, 그 돈으로 여러 선수들을 사 왔다. 면면을 들여다보면, 가레스 베일에게 집중되었던 득점 분포를 분산시킬 수 있는 '꽤 좋은 영입'이었다. 이미 스페인 무대에서 검증받은 공격수 로베르토 솔다도를 데려오는가 하면, 지난 몇 년 간 빅 클럽들이 눈독을 들여오던 크리스티안 에릭센도 영입했다.

      또 AS 로마로부터 '토티의 후계자'라던 에릭 라멜라도 영입했고, 네덜란드에서 좋은 모습을 보이던 나세르 샤들리도 영입했다. 이로써 토트넘은 EPL 어느 팀과 견주어도 부럽지 않을 2선 공격진을 보유하게 되었다. 게다가 무사 뎀벨레에 지나치게 의존하던 중앙 미드필드진을 보강하기 위해 파울리뉴와 에티엔 카푸에를 영입했다.

      베일 덕분에 외질이 아스널에 올 수 있었다는 아스널 팬들의 비아냥에도 불구하고, 토트넘은 '우리는 엘비스 프레슬리를 보내고 비틀즈를 데려왔다.'고 자신 있게 응수할 수 있을만큼 좋은 스쿼드를 구축한 것처럼 보였다. 최근 몇 년간 리그에서 좋은 모습을 보이고도 얇은 스쿼드로 급격한 순위하락을 경험했던 토트넘으로써는 실제로 스쿼드의 질적, 양적 팽창에 어느 정도 성공한 것처럼 보였다. 그러나 리그 11라운드가 지난 지금, 베일에 집중된 득점 분포는 여러 선수에 나뉘어진 게 아니라 그대로 공기 중으로 흩날려져 버린 것 같다.


    침묵하는 공격진, 굳어져 가는 미드필드, 흔들리는 수비진.

    아시아의 약체들을 상대하는 한국 국가대표팀이 묘하게 오버랩되기도 한다. 

     (출처= www.premierleague.com)


     가장 심각한 것은 골이 부족하다는 점이다. 11경기를 치른 현재, 리그에서 스퍼스가 기록한 골은 단 9골이다. (물론 컵 대회나 유로파 리그 경기에서는 다득점을 기록하기도 했다.) 한 경기에 한 골도 넣지 못한 셈이다. 조금 더 자세히 살펴보면 현재 토트넘의 공격력이 얼마나 심각한 수준인지 알 수 있다. 토트넘은 지금까지 133개의 슛을 시도했다. 상대 골키퍼의 선방이나 운과 같은 변수가 있을 수 있지만 슛을 133개 쏴서 9골밖에 성공시키지 못한 것은 꽤 심각한 문제다. 

      경기 내용을 들여다보면, 공격진의 침묵이 어디에서 기인하는 지 알 수 있다. 토트넘의 공격을 설계하는 역할을 담당하는 것은 뎀벨레이다. 뎀벨레는 여간한 압박에는 흔들리지 않는 볼 키핑력, 그리고 넓은 시야와 정확한 킥을 통해 경기를 조율한다. 뎀벨레를 중심으로 '패스의 기본 대형'인 삼각형이 만들어지면서 상대 진영을 잠식해 들어간다. 그러나 문제는 뎀벨레를 중심으로 형성된 삼각형들이 보다 유기적으로 돌아가지 않는다는 점이다. 이렇게 되면서 패스의 타이밍이 한 박자씩 늦어지게 되고, 압박을 가하는 상대 선수의 먹잇감이 되어버리는 것이다. 이러한 문제점으로 인해, 토트넘은 조직적인 부분전술로 기회를 만들어내는 것이 아니라 타운젠트의 측면 돌파에 공격 전개를 의지하는 경향이 점점 짙어지고 있다.

    타운젠트는 분명 재능 있는 선수지만, 조금 더 동료를 잘 활용할 필요가 있다.

       사실.. 타랍으로부터 못된 버릇까지 배운것 같기도 하다. (출처=www.skysports.com)


      그러나 앞으로 토트넘의 공격 침체가 길어질 것으로 생각되는 이유는 타운젠트의 돌파 역시 점점 다양성을 잃고 있다는 점이다. 오히려 타운젠트 스스로가 지나치게 고집스러운 패턴으로 돌파를 감행하고 있다는 느낌마저 든다. 타운젠트의 드리블은 십중팔구 두 가지 경우로 끝난다. 우측면에서 박스 깊숙이 뚫고 들어가 오른발로 컷-백 크로스를 올리던가, 아니면 중앙으로 갑작스럽게 방향을 꺾어 들어가면서 아크 근처에서 왼발로 슛을 때리는 것이다. 아르옌 로벤같은 인버티드 윙어의 전형적인 모습이다. 문제는 타운젠트는 로벤이 아니라는 점이다. 게다가 이번 경기에서처럼 득점이 필요한 상태로 경기 분위기가 고착되면, 시야도 좁아지고 슛을 더 많이 난사하는 경향도 있다.

      뎀벨레 중심의 기본적인 공격 전개 틀이 경직되고, 타운젠트의 측면돌파가 허무하게 마무리되는 두 가지 문제점은 필연적으로 공격 방향의 전환에 어려움을 야기하게 된다. 뉴캐슬 전에서 시구르드손의 박스 침투가 거의 이루어지지 않고, 솔다도가 페널티박스 근처에서 고립되었던 것도 이와 같은 맥락이다. 오른쪽 측면으로 밀려나 버리게 되는 것이다. 이렇게 되면 에릭센 (또는 홀트비)의 침투패스는 기대할 수도 없을뿐더러, 파울리뉴의 왕성한 활동량도 무의미하게 된다.

      상대의 압박에 고전하면서 수비도 흔들리고 있다는 점은 또 다른 문제다. 대니 로즈의 부상 회복이 지지부진한 가운데, 베르통헨이 그 자리를 메우고 있다. 베르통헨의 빈 자리에 들어와 있는 치리체슈는 상대의 압박을 따돌리려다 이따금씩 불안한 장면을 연출하기도 한다. 워커는 좋은 모습을 보이고 있는 것처럼 보이지만, 최근 두 세 시즌 동안 언제 체력이 바닥날지 모를 정도로 많은 경기를 소화하고 있다. 게다가 위고 요리스는 지난 라운드 에버튼과의 경기에서 루카쿠와의 대형 충돌사고를 경험함에 따라 뇌진탕 후유증을 걱정해야 하는 상태다. 
    어찌 보면, 토트넘의 문제는 아주 단순한 것일 수도 있다. 딱 두 가지가 안된다. 공격과, 수비.



    후반기 DTD가 아니라, 완전히 챔스진출권 경쟁에서 밀릴수도.
      이번 시즌 EPL의 판도는 완전히 혼전이다. 특히 포체티노 감독이 이끄는 사우스햄턴과 마르티네즈의 에버턴이 예상보다 더 높은 순위까지 치고 올라와 있다. 게다가 뉴캐슬의 조직력도 점점 살아나고 있고, WBA도 괄목할 만한 성장이 이루어지고 있다. 게다가 전체적으로 팀 간의 전력차가 좁아졌다. 바로 지난 라운드에서 무기력하게 패했던 선덜랜드가 맨체스터 시티의 덜미를 잡은 것은 이를 아주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사건이다.

      기존 빅4 체제에 도전하는 토트넘의 입장에서 생각하면, 이는 샌드위치와 같은 처지에 놓은 셈이다. 심지어 야야 투레-페르난지뉴를 중심으로 밸런스가 가장 좋아 보이던 맨시티도 패하는 판에, 아직 그 정도 밸런스에 미치지 못하는 토트넘은 언제 어느 팀에게 일격을 당해도 이상하지 않은 상황이다. 단지 가정일 뿐이지만 토트넘의 향후 일정을 보면 이 가정이 현실화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아스널에 대한 비야스-보아스 감독의 비아냥은 부메랑이 되어 토트넘으로 돌아왔다. 

    (출처= www.premierleague.com)


     위의 일정표를 보면, 당장 맨체스터의 두 강팀을 상대로 경기를 펼쳐야 한다. 그 다음에는 3일 간격으로 치러지는 원정경기를 소화해야 한다. 풀럼의 분위기가 그다지 좋지 않은 것은 그렇다고 치더라도, 최근 빛의 구장에서 펼쳐지는 선덜랜드의 경기력은 맨시티도 쓰러뜨릴만큼 엄청난 기세를 자랑한다. 이어서 리그 최강의 투톱이 버티고 있는 리버풀을 상대해야 하며, 최근 두 명의 잉글랜드 대표를 배출하며 기세를 올리고 있는 사우스햄턴도 절대 만만한 상대가 아니다.

      A매치 휴식기도 그다지 토트넘에게는 유리하게 작용할 것 같지는 않다. 토트넘의 주축 선수들은 대체로 각국 국가대표팀에서 활약하고 있는 선수들이다. 팀을 재정비하기는커녕 주전 선수들의 체력 저하를 걱정해야 할 처지인 것이다. 개막 전 함께 6강으로 꼽혔던 팀들이 점점 자리를 잡아가고 있다는 점도 향후 순위 경쟁에 분명히 불리하게 작용할 것이다. 비야스-보아스 감독이 아스널에 '아직 강팀과 붙지 않았다.'고 한 비아냥이 부메랑처럼 토트넘으로 돌아오는 모양새다. 자칫 잘못하면 우승 경쟁은 고사하고 다음 시즌 유로파리그 출전 티켓을 놓고 사투를 벌여야 하는 최악의 상황이 벌어질지도 모르는 일이다. 

    엘비스 프레슬리 대신 비틀즈를 데려왔다던 토트넘. 그러나 비틀즈가 불화에 시달렸던 것이 떠오르는 것은 왜일까.

     (출처=www.tottenhamhotspur.com)


    * 본 포스팅은 축구팬의 완소앱, [오늘의 해외축구]와 함께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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