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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파키] Excelente! El Niño! Torres! - 좋았어! 엘 니뇨! 토레스!LEAGUE NEWS/EUROPE 2013. 10. 29. 14:55
EPL 9라운드 첼시와 맨체스터 시티 간의 갑부더비(제가 임의로 붙여봤습니다.) 가 있었는데요. 아시다시피 두 팀은 석유 재벌이 구단주로 오면서 일순간 빅클럽으로 변신했다는 점과 올시즌 새로운 감독이 부임했으며 이 두 감독 모두 지난 시즌까지 스페인 프리메라리가에서 사령탑을 맡고 있었다는 점까지 많은 공통분모를 가진 두 클럽입니다.
레알 마드리드를 맡았던 주제 무리뉴와 말라가를 맡았던 마누엘 페예그리니의 지략 대결, 그리고 이번 라운드 최고의 매치업이라는 점에서 경기전 많은 기대를 가지게 했는데요. 무리뉴와 페예그리니의 인연은 2010/11 시즌 페예그리니가 말라가로 부임하면서 시작됐습니다.
EPL에서 만납시다!(출처 : espnfc)
두 감독의 상대 전적은 승리 횟수로만 보면 무리뉴의 압승이였습니다. 페예그리니의 말라가를 상대로 6승 1무 1패를 기록했고 페예그리니는 단 1승만을 기록했습니다. 감독간의 기록상으로만 놓고 볼때는 무리뉴가 확실히 우위에 있지만 지금의 페예그리니가 맡고 있는 스쿼드는 흔히 말하는 '축구게임' 스쿼드로 모든 포지션에 부족함 없는 균형있고 단단함을 갖추고 있어 만만치 않을 것으로 예상됐습니다.
첼시는 주중에 있었던 UEFA 챔피언스 리그 조별 예선 샬케04와의 경기에서 토레스가 두골을, 아자르가 한골을 보태며 3대0 완승을 거두며 기세가 잔뜩 오른 상태였고 맨시티는 러시아의 추위를 견뎌내고 2대1로 승리를 거두고 돌아와 역시나 분위기가 아주 좋았습니다.
양팀의 선발 라인업(출처 : EPL 공식홈페이지)
첼시의 선발라인업에는 별다른 변화없이 샬케와의 경기에서 멀티골을 터뜨린 토레스가 원톱으로 선발 출장을 했고 맨시티의 경우 데미첼리스가 부상을 떨치고 이적 이후 첫 경기를 가지게 됐으며 역시나 CSKA와의 경기에서 두골을 터뜨리며 승리를 이끈 아게로가 선발로 나왔습니다. (데미첼리스는 말라가에 이어 맨시티에서 페예그리니와의 인연을 이어가네요.)
경기 초반 양팀 중원에서의 팽팽한 기싸움이 대단했습니다. 맨시티는 실바와 나스리가 공격전개를 이끌며 특유의 빌드업을 통해 만들어 나갔고 첼시는 무리한 공격보다는 수비 블럭과 라인을 확실하게 형성하여 맨시티를 막아내고 역습을 노리는 구도로 흘러갔습니다.
특히나 양팀 수비진 중 오른쪽 수비를 맡아 최고의 활약을 보여주고 있는 이바노비치와 사발레타의 투지 넘치는 플레이는 경기를 더욱 박진감 넘치게 했는데요.
이 팽팽함을 먼저 깨뜨린 쪽은 첼시였습니다.
(출처 : SBS ESPN)
전반 33분 이 날 상당히 가벼운 몸놀림을 보여주던 첼시의 원톱 토레스가 우측면을 파고들며 특유의 빠른 순간 속도를 활용해 클리쉬를 제치고 맨시티 페널티 박스 가운데로 강하게 땅볼 크로스를 찔러 넣었고 토레스를 전담 마크하던 데미첼리스가 들어오는 공을 잘라내려 했으나 이를 실패하며 데미첼리스의 뒤를 돌아 움직이던 쉬얼레에게 연결되었고 아무런 방해없이 맨시티 골대를 갈랐습니다.
토레스의 재빠른 돌파 이후 빠르게 연결해주는 과정은 '엘 니뇨가 돌아왔다.' 라는 느낌을 많이 받았는데요. 특히 템포를 살려 들어가는 드리블 돌파는 단연 일품이였습니다.
이쯤이야... (출처 : EPL 공식 홈페이지)
골이 터지고 토레스의 움직임은 더욱 날카로워졌습니다. 전반 36분 첼시 진영 좌측면에서 애슐리 콜이 하프라인 좌측면에 서있던 토레스에게 공을 넘겼고 공의 흐름을 살린채 드리블 돌파를 시도, 데미첼리스의 태클을 피하며 순식간에 맨시티의 페널티 박스안으로 진입해 사발레타를 제치며 반대쪽 쉬얼레에게 연결할 것으로 예상했지만 먼포스트를 바라보고 강한 슈팅을 시도했습니다. 하지만 아쉽게도 골대를 맞고 맙니다.
한 골차로 앞선채 전반이 끝나고 후반이 시작되었고 시작 3분만에 한창 분위기가 좋던 맨시티 아게로의 발끝에서 동점골이 터집니다. 나스리의 완벽한 타이밍의 전진패스와 첼시의 오프사이드 트랩을 완벽하게 무너뜨린 아게로의 움직임이 시너지 효과를 발휘한 장면이라 할 수 있겠네요.
완벽하게 오프사이드 트랩을 피한 아게로와 정확한 타이밍에 찌른 나스리의 전진패스(출처 : SBS ESPN)
테리와 콜은 같은 라인을 형성했으나 팀 케이힐은 나스리의 패스를 막기위한 자세를 취하느라 뻗은 저 오른쪽 다리가 아게로를 살렸습니다.
물오른 골 감각과 움직임을 선사한 아게로 (출처 : EPL 공식 홈페이지)
동점골 이후 실바와 테리가 결정적인 장면을 만들어냈으나 골을 만드는데는 실패했고 경기 종료를 앞에 둔 후반 44분.
지난 토트넘과의 경기에서 환상적인 데뷔전을 가졌던 윌리안이 첼시 진영 하프라인에서 맨시티 진영쪽으로 볼을 걷어냈고 이 공을 나스타시치가 따라가자 곧바로 그 뒤를 토레스가 따라가는데요. 나스타시치는 토레스를 의식하며 공을 조 하트에게 넘겨주기 위해 헤딩을 시도했지만 윌리안이 걷어낸 공을 하트도 잡기위해 뛰어 나오는 중이였고 나스타시치의 머리를 맞고 떠난 공은 맨시티의 골문을 향해 갔습니다.
역전골을 성공시키는 토레스 (출처 : EPL 공식홈페이지)
그리고 공을 따라 바짝 뒤따라오던 토레스가 이를 놓치지 않고 따라가 그대로 공을 먼포스트로 꺾어 차 넣으며 역전골을 만들어냅니다.
관중석은 열광의 도가니가 되었고 벤치에 앉아 토레스가 만들어내는 장면들 하나하나에 상당히 많은 모습을 보여주던 무리뉴는 관중석에 뛰어들어 팬들과 기쁨을 나누는 재밌는 해프닝도 있었습니다. (이후 인터뷰에서는 자신의 아들이 경기를 보기 위해 왔는데 아들을 보러 들어갔는데 피치와 너무 먼 자리에 앉아있었다며...)
아들! 아들! 어딨어!!!(출처 : asia.eurosport.com)
추가 시간이 4분이 주어졌으나 맨시티는 득점을 하는데 성공하지 못하고 경기가 종료됩니다.
그리고 무리뉴는 페예그리니의 팀을 상대로 1승을 더 추가하며 7승 1무 1패를 기록하고 첼시는 리그 2위, 맨시티는 7위에 위치하게 되네요.
또한 한참동안 무게감있는 공격수를 필요로 하던 무리뉴에게 토레스가 해답이 되어줄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경기 내내 보여준 움직임은 첼시 입단 이후 가히 최고였다고 할 수 있을 정도였고 경기가 종료되고 10점 만점에 9.19점의 평점과 함께 MOM(맨 오브 더 매치)에 선정되며 '왕의 귀환' 을 알렸습니다.
내가 돌아왔다!! (출처 : EPL 공식 홈페이지)
이러한 모습이 계속 유지된다면 무리뉴의 앓던 이가 충분히 치료될 것이 아닐까 생각되네요.
* 본 포스팅은 축구팬의 완소앱, [오늘의 해외축구]와 함께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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