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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리뉴와 보아스, 스승과 제자에서 감독 대 감독으로.LEAGUE NEWS/EUROPE 2013. 9. 29. 21:47
이번 라운드 매치업들 중 가장 흥미로움을 선사한 첼시와 토트넘의 대결인데요. 사실 지금까지 '앙숙' 관계가 아니였지만 프리시즌때부터 윌리안 사태를 시작으로 은근한 신경전을 벌였고 아파트 이웃으로 시작된 인연인 주제 무리뉴와 안드레 빌라 보아스가 감독으로써 첫 맞대결이였기 때문에 갑작스럽게 '런던 더비' 로 명명되었습니다.
스승과 제자에서 무리뉴 대 보아스로(2005년 첼시 시절)
토트넘은 4승 1패, 5득점 1실점 북런던 더비에서 유일한 1실점과 패를 제외하면 초반 기세가 좋습니다. 베일을 보내고 영입한 선수들과 기존의 선수들을 잘 조합시켰다는 평가를 받고있습니다. 특히 2선의 공격력은 대단하죠. (경기당 슈팅 13.3개 크로스 17개)
첼시는 3승 1무 1패, 6득점 3실점 무난히 승리를 거둘거라 예상됐던 에버튼에게 일격을 당하며 1패를 안고있습니다. 사실 첼시는 분위기가 그리 좋은편은 아닙니다. 지난주 풀럼과의 경기에서 승리를 거뒀지만 신통치 않은 경기력을 보여주면서 그리 개운치 않은 승리를 기록했습니다. 하지만 주중 스윈든과의 리그컵 경기에서 선발로 나선 토레스가 어시스트와 함께 득점포를 가동하며 부진의 늪에 빠진 포워드진에 실낱같은 희망을 보여주며 이 날 경기에서 선발로 낙점됐네요.
입장을 대기중이던 선수들 사이로 한창 이슈가 되던 마타가 등장하자 한참 비춰주는데 표정은 그리 밝아보이지는 않았습니다. 'Mourinho is Anti-Mata' 라고 할 정도로 무리뉴의 마타에 대한 강경한 태도는 대단했습니다.
음.. 오늘은 나갈 수 있으려나.
반면 토레스는 스윈든전에서의 좋은 모습에 이어 선발 출전합니다. 에투가 풀럼전에서의 부진한 모습을 보이며 적응을 하지 못한 것 또한 작용한 것으로 보이네요.
좋아. 오늘도 한 건해야지.
경기 초반 흐름은 토트넘이 가져갔습니다. 네덜란드 에레디비지에 아약스가 리그 우승 3연패를 하는데 엄청난 공을 기여한 에릭센이 정돈된 움직임과 날카로운 전진패스를 선보이며 첼시 수비진을 흔들었습니다. 그리고 전반 18분 베일이 떠난 왼쪽 윙자리에 들어온 시구르드손의 발끝에서 골이 터지는데요.
센터서클에서 파울리뉴가 공을 몰고 가다가 좌측의 에릭센에게 내줬고 에릭센이 페널티박스 가운데에 서있던 솔다도에게 낮고 빠른 크로스를 찔러줍니다. 이 공을 받은 솔다도는 곧바로 쇄도해오는 시구르드손에게 패스, 수비의 압박을 이겨내느라 슈팅 동작의 균형이 무너졌지만 공의 임팩트가 제대로 되어 체흐를 스쳐지나 그물을 갈랐습니다.
최근 이슈들 중 하나죠. 무리뉴와 마타.
실점 이후로 남은 30분 동안 첼시는 이렇다 할 공격루트를 만들어내지 못하고 번번히 막혔고 토트넘의 공격을 막아내는데 정신이 없었습니다. 전반 종료를 앞두고 토트넘의 타운젠드, 에릭센이 각각 옐로우 카드를 받고 종료가 됐는데요.
후반 시작과 동시에 마타가 미켈과 교체 투입됩니다. 하미레스가 우측 윙을 보다가 미켈의 자리로 이동하고 오스카가 우측으로, 마타는 가운데 공격형 미드필더로 자리를 잡는데요. 스윈든전에서 교체출전한 이후 '나는 언제나 준비되어있다.' 라는 다부진 인터뷰를 했던 마타였는데요. 마타의 투입 효과는 곧바로 드러났습니다. 더불어 하미레스가 제자리로 돌아가며 에릭센의 움직임을 완벽하게 봉쇄하는데 성공합니다.
볼 배급 역할 맡았던 에릭센이 묶이면서 공격 전개에 어려움을 겪었고 전반에 뛰어난 활약을 보여주던 시구르드손 역시 모습을 거의 볼 수가 없었습니다. 대신 첼시는 마타를 중심으로 창의력있는 플레이가 만들어지기 시작했고 그와 동시에 토레스의 움직임도 날카로워지며 위협적인 장면을 만들어갑니다. 토레스의 좋은 움직임은 자연스레 전담 마크맨이던 베르통헌이 바빠지기 시작했고 계속된 견제 끝에 토레스가 조금 거친 플레이를 보이며 파울을 범했고 경고를 받게됩니다.
후반 18분 토레스와 유독 마찰이 많던 베르통헌이 거친 플레이로 경고를 받았고 골문과 30m 가량 거리에서 프리킥을 얻습니다. 마타가 프리킥을 준비, 그대로 골문앞쪽으로 우겨넣었고 이를 존 테리가 방향을 꺾어놓으며 토트넘 왼쪽 그물로 꽂아넣는데 성공합니다.
승부의 균형을 맞추는데 성공한 첼시는 기세를 이어 더욱 몰아부치게 되는데요. 하지만 후반 종료 10분을 남긴 35분 토트넘 페널티 박스 근처에서 베르통헌과 토레스의 거친 헤딩경합이 있었고 양팀 선수들이 우르르 몰려와 서로의 파울을 주장하는 진풍경을 보여줍니다. 특히나 두 선수 모두에게 경고가 이미 있었기 때문에 정황상 카드가 한 장 더 나올만했기에 더욱 뜨거운 설전이 오가는데요. 이윽고 마이크 딘 주심이 옐로우 카드를 꺼내들었고 뒤이어 레드카드가 나옵니다. 토레스에게 부여된 것이였습니다.
한참을 토레스는 멍하게 서있었고 램파드는 받아들이기 힘든 주심의 판정에 빈정대는 듯한 박수를 치며 더이상 어필하지 않았습니다. 베르통헌은 사실상 자신의 역할을 완벽하게 소화해냈다고 봐야겠네요. 한창 첼시의 공격력이 살아나서 날이 바짝 서있었는데 최전방의 포워드를 퇴장시켰으니 역할 이상을 해주었다해도 무방하겠네요.
토레스의 퇴장으로 첼시의 분위기는 일순간에 가라앉았고 무리뉴 감독은 무승부 유지를 선택한 듯 오스카를 빼고 아즈필리쿠에타를 투입시키며 수비를 강화합니다. 전체라인을 내리고 뎀벨레를 중심으로 전개되는 토트넘의 공격을 막아내는데 전념합니다.
35분 이후 10분이 넘도록 보여준 첼시의 라인.
결국 토트넘은 역전골을 만드는데 실패했고 그대로 경기가 종료됩니다. 선제골을 만드는데 성공하며 무리뉴의 흔적을 지워버리는 듯했으나 테리의 동점골과 함께 공격전개를 해내지 못했는데요. 다행히(?) 토레스의 퇴장을 만들어내며 더이상의 실점없이 경기 막판 몰아부쳤지만 무승부에 만족하게 됐네요.
이 날 경기에서 두 감독은 닮았다고 보기에는 이제 좀 다르다는 느낌을 받았는데요. 보아스의 경우 각 선수가 가장 잘하는 플레이를 잘 살려 전술을 만들어간다면 무리뉴는 각 선수들을 자신의 전술에 맞게 만들어간다는 생각을 많이 하게 했습니다.
마타의 활용에 대한 두 감독의 설전도 대단했지만 무리뉴의 '마타 길들이기' 에 오히려 가까워 보였습니다. 지난 시즌까지 팀의 에이스 역할을 톡톡히 해냈다는 사실을 간파한 무리뉴가 의도적으로 마타를 중용하지 않았고 이에 마타는 피치위에서 증명해보이고자 하는 의지가 더욱 강해지며 스윈든전 교체출전하며 좋은 활약을 해주었고 토트넘과의 일전에서 후반 출전 분위기를 완벽하게 가져오는데 일조했고 어시스트까지 하나 기록했다는 점은 마타 개인의 정신력도 대단하지만 무리뉴의 선수 다루는 기술이 대단해보입니다.
어쨌든 경기가 종료되고 또다시 절친한 무리뉴와 보아스의 모습을 보여주며 마무리 됐습니다.
앞으로 이 둘이 남길 기록들이 더욱 기대되네요.
* 본 포스팅은 축구팬의 완소앱, [오늘의 해외축구]와 함께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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