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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신현준]언더독, 우리가 스포츠에 열광하는 이유
    SPECIAL REPORT 2015. 7. 27. 16:43

    언더독 효과 (Underdog Effect)

     

    머니 볼(Money Ball) 이라는 영화를 본 적이 있는가?

    만년 최하위를 달리고, 그나마 실력있는 선수들은 더 높은 연봉을 제시하는 다른 구단에 뺏기기 일수인 MLB ‘Oakland Athletics’가 기존 선수 선발 방식과는 전혀 다른 방식으로 강팀들을 잡아내고 꼴찌의 반란을 일으킨 언더독의 대표적인 영화다.

     

     

     

    <MONEY BALL을 안보신 분이 계신다면 꼭 한 번 봐보시길. 강력추천>

    <출처 - NAVER 영화>

     

     

    사실 언더독 효과라는 용어는 개싸움에서 처음 유래되었다. 개싸움에서 밑에 깔린 개(Underdog)가 이겨주기를 바라는 심리로, 경쟁에서 뒤지는 사람에게 동정표가 몰리는 현상을 말한다.

     

    하지만 스포츠 경기에서 언더독은 흔히 전력상에 절대적인 열세를 가진 약팀이 강팀을 잡아내고 이변을 일으키는 것을 의미한다.

     

    스포츠에 있어서 언더독이 가져오는 파급력은 어마어마하다고 할 수 있다. Euro 2004에 최약체로 분류되었던 그리스의 우승을 기억하는가?

     

    개막전에서부터 개최국 포르투갈을 꺾는 것을 시작으로 이변을 예고했던 그리스는 2004년 세계 최고 축구 축제에 주인공이 되었고, 또한 당시 그리스의 사령탑을 맡은 오토 레하겔 감독은 70에 가까운 나이에 세계적 명장에 반열에 등극하게 되었다.

     

     

     

    <EURO 2004 우승컵을 들어올리는 그리스 선수들>

     

     

    이렇듯 스포츠 세계에서 큰 영향을 끼치는 언더독은 FA컵에서 주로 찾아볼 수 있다. 잉글랜드 FA컵의 경우 잉글랜드 축구협회에 속한 약 800여개의 모든 클럽들의 챔피언을 가리는 대회로 언더독이 수시로 나타나는 대회이기도 하다.

     

    대회에서 전력 상 우위를 보이는 팀들은 다른 대회를 위한 체력 안배, 전력 숨기기, 후보 선수들의 경기력 유지 등을 이유로 후보 선수들 혹은 2군 선수들을 주로 출전시키기도 하고, 약팀에 입장에서는 강팀을 잡았을 때 가져오는 이익이 단순한 한 경기의 승리보다 훨씬 더 뛰어난 값어치를 지니기에 모든 전력을 쏟아 붓게 되고, 그로 인해 많은 이변이 생겨나게 된다.

     

    이는 현재 진행되고 있는 국내 FA컵에서도 최근 일어났다. 그 중에서도 가장 큰 이변이라고 불릴 수 있는 것은 영남대학교의 16강 진출. 3부 리그 혹은 그 이하의 수준으로 분류되는 대학팀이 전국 모든 팀들을 누르고 16강에 진출했다는 것은 상당히 뜨거운 센세이션을 불러일으켰다.

     

     

     

    <성남 FC와의 FA컵을 준비하는 영남대학교 선수들>

    <출처 - KFA 대한축구협회>

     

     

    하지만 이는 단순한 이변이 아니라는 것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작년 8강에서도 우승팀 성남 FC 와 만난 영남대는 프로팀과의 경기에서 물러서지 않는 전략을 가지고 나와 성남 FC를 상대했고 올해도 어김없이 16강에서 그들과 다시 만나 리턴매치를 성사시켰다.

     

    전반전 선취 실점으로 다소 고전하던 영남대는 후반전 전혀 다른 모습으로 경기에 임했고, 동점골까지 기록하며 연장전으로 경기를 끌고 갔다. 결과적으로는 경험에 우위를 가진 성남이 연장전 골을 기록하며 2-1 승리를 가져갔지만 물러서지 않는 영남대의 정신은 모두의 박수를 받기에 충분하였다.

     

    하지만 이러한 선전은 단순한 정신력의 문제에서 비롯되지 않는다. 대학리그뿐만 아니라 전국 축구판에서 영남대의 선전을 이끌고 있는 김병수 감독이 선수들과 나누는 라커룸 대화를 들어보자.

     

     

     

     

     

    <영남대 김병수 감독의 라커룸 대화>

    <출처 - 스포츠구루>

     

     

    어차피 한 골 먹을 수 있어. 같이 싸우자. 문제는 여러분들 마음속에 있다고! 두려워 하지마.”

    대학교랑 할 땐 되고 프로랑 하면 안돼? 뺏겨? 괜찮아! ! 해야 늘어.”

    포기하는 식으로 하는 게임은 곤란해.”

     

    스포츠에 있어서 전력이라는 것은 존재하기 마련이다. 감독의 역량, 선수들의 역량, 스태프의 역량, 구단의 지원 등 모든 것이 합쳐져 팀의 전력을 이룬다.

     

    하지만 개인적으로 그 중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것은 선수들과 감독의 커뮤니케이션이다. 영남대 선수들과 김병수 감독의 라커룸 대화를 다시 한 번 들어보자. 큰 전술적 지시는 이루어지지 않는다. 하지만 선수들과 감독이 서로 커뮤니케이션을 하고, 서로 이길 수 있는 방법을 찾고 있다는 점에서 일방적인 커뮤니케이션이 아닌 쌍방향 커뮤니케이션이 이루어진다는 점에서 팀의 전력은 배가되기 마련이다.

     

    언더독이라는 말은 단순히 강팀의 방심, 약팀의 선전을 의미하지 않는다. 전력상의 열세를 극복하는 전술, 이기고자하는 정신력, 승리를 향한 갈망. 모든 것이 조화롭게 이루어져야만 이루어지는, 스포츠에서 만나볼 수 있는 각본 없는 드라마이다.

     

     

    약팀을 응원하게 되는 심리는 언더독을 더더욱 열광하게 만드는 요소 중에 하나이다. 이렇듯 약자가 강자를 제압하는 언더독. 우리를 스포츠의 세계로 더더욱 빠져들게하는 요소가 아닌가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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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구를 쓰는 남자, 더 풋블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