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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명수]EAFF 동아시안컵 한국vs북한 프리뷰CUP COMPETITION NEWS/KFA 2015. 8. 9. 16:06
EAFF 동아시안컵 대회 우승을 노리는 대한민국 남자축구 국가대표팀이 오늘 저녁 북한과의 마지막 경기를 앞두고 있다. 출발은 깔끔했다. 개최국 중국을 상대로 압도적인 경기 운영과 멋진 골로 2-0 완승을 거둔 것. 울리 슈틸리케 감독이 부임한 이후 보인 상승세가 지속되는가 싶더니 일본과의 2차전에서는 여전히 남아 있는 숙제를 다시 확인하기도 했다. 밀집수비를 상대로 장신 공격수를 활용한 공략법을 실험해 봤지만, 오히려 경직된 플레이를 보였다. 이제 마지막 상대는 북한이다. 1승 1무, 승점 4점으로 선두를 지키고 있는 한국은 북한을 7년 만의 동아시안컵 우승에 재도전한다.
EAFF 동아시안컵 현재 순위 <출처=eaff.com>
북한은 어떤 팀인가.
일본전 동점골 기록 후 기뻐하는 리혁철(우) <출처=eaff.com>
이번 대회에서 북한은 줄곧 4-4-2 포메이션을 가동했다. 오늘 경기에도 4-4-2를 기반으로 한 시스템은 큰 변화가 없을 것으로 보인다. 주요 공격 루트는 측면이다. 서현욱과 로학수가 양익을 흔들고, 강국철과 심현진은 사이드백으로 활발하게 오버래핑에 가담한다. 일본을 무너뜨린 ‘신의 한 수’ 박현일이 이목을 끌고 있지만, 주전 투톱은 리혁철과 정일관이다. 특히 리혁철은 프리롤로 움직이며 페널티박스 근처에서 공격에 활력을 불어넣는다. 일본전에서 동점골을 기록하기도 했고, 중국전에서도 좌우를 넘나들며 찬스를 만들었다. 한국 수비진이 일차적으로 가장 주의해야할 선수로 꼽을 수 있다.
경기가 잘 풀리지 않는다면 북한은 박현일을 투입할 가능성이 높다. 박현일의 신장은 정확히 알려지지는 않았지만, 한 매체에 따르면 현지 간접취재를 통해 알아낸 키가 194cm라고 한다. 김신욱에 비하면 약간 마르긴 했지만 큰 키를 활용한 볼 경합능력은 이미 일본전을 통해 확실히 드러났다. 지난 일본전에서 박현일이 머리로 공을 떨궜을 때 세컨드볼의 전개 과정을 살펴보면, 낙하 지점에 대한 쇄도나 침투 지점에 정확히 떨어뜨려 주는 등의 플레이가 잘 상당히 잘 맞았다. 북한 선수들이 박현일의 고공폭격을 활용할 전략적 준비가 잘 되어 있다는 이야기다. 게다가 박스 내로 직접 스루패스를 뿌릴 수 있는 발기술도 상당히 잘 갖추고 있어 박현일이 투입될 경우 상당한 주의가 필요하다.
또 북한 선수들은 체력과 정신력이 잘 갖춰져 있고, 상대를 거칠게 다루는 데 능하다. 한국 선수들이 북한의 수비진 사이사이로 썰고 들어갈 때, 파울로 흐름이 끊긴다거나 부상을 당할 가능성에 유의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북한 공략 레시피는?
가장 중요한 것은 압박이다. 북한은 일본을 상대로 전반 중반까지 공격다운 공격을 거의 하지 못했다. 일본 선수들이 앞선에서부터 강하게 압박하다 보니 후방의 북한 선수들이 전방으로 볼을 배급하기는커녕 제대로 돌아서지도 못했다. 패스 줄기 곳곳에 일본 선수들이 도사리고 있다 보니 수비라인과 미드필드라인의 간격이 벌어지면서 전체적으로 패스 정확도는 떨어졌고, 일본에 완전히 중원을 내준 모양새가 되었다. 전방으로 볼 투입이 안 되고 중원을 완전히 내주다 보니 일본의 풀백들이 적극적으로 공격에 가담하지 않았음에도 측면이 상당히 흔들리기도 했다.
한국도 이 점에서 힌트를 얻으면 경기를 쉽게 지배할 수 있을 것이다. 한국 대표팀은 이번 대회 참가국을 통틀어 전방 압박의 조직력이나 타이밍, 강도 등에서 가장 좋은 모습을 보였다. 특히 중국전에서는 경기 시간 내내 압박을 가해 주면서 상대를 꽁꽁 묶었다. 이러한 점들은 북한전에서도 강점으로 작용할 것이다. 또 중국전에서 보인 모습을 생각해 보면, 박스 근처에서 기회를 만들어 나가는 과정이 일본에 비해 더 좋았다. 다만 일본이 풀백의 오버래핑이 잘 이루어지지 않으면서 주도권을 내준 만큼, 주도권을 잡은 뒤에는 풀백들까지 적극적으로 공격에 가담해 더 강하게 눌러 줄 필요가 있다.
이번 경기에도 선발 라인업이 바뀔 가능성은 배제할 수 없다. 슈틸리케 감독은 이번 대회에 선발한 선수들 모두를 실험해 볼 것이라는 의지를 여러 번 드러낸 바 있다. 아직까지 구성윤, 이찬동, 김민혁은 이번 대회에서 실전에 투입되지 않았다. 우승을 목표로 하는 만큼 지난 두 경기에서 좋은 모습을 보인 선수들을 중심으로 추려질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우한 현지가 워낙 덥고 일 주일 동안 세 경기를 소화해야 해 체력 상황이나 컨디션도 중요한 기준으로 작용할 것이다. 일단 경기력 측면만 놓고 본다면 중국과의 1차전 멤버가 중용될 가능성이 높다. 가장 눈여겨 볼 선수는 단연 이재성이다. 일본전 후반전에 이재성이 투입되면서 미드필드에서의 '패스경색증'이 해소되었다. 아직 골맛을 보지 못한 권창훈도 기회를 노려볼 만하다. 드리블이 약간 길어지는 경향이 있기는 하지만 미드필드에서 활력소를 불어넣기에는 충분한 카드라는 것을 스스로 증명했다. 한편 오른쪽 2선 공격수로 기용해 봤던 이용재가 한계를 드러낸 만큼, 그 자리에 변화가 예상된다.
이 외에 눈여겨보아야 할 것들도 있다. 우선 세트피스다. 지난 번 월드컵 지역에선을 위해 대표팀이 소집되었을 때는 세트피스에서 상당히 다양한 시도가 이루어진 바 있다. 이번 대회를 앞두고도 세트피스 훈련을 많이 한 것으로 알려졌지만, 괄목할 만한 변화는 없었다. 우선 킥의 정확성 자체가 그리 좋지 않았고, 따라서 다양한 코스를 노려보지 못했다. 김신욱 카드를 다시 실험해 볼 것인지도 생각해 보아야 한다. 중국전 교체투입, 일본전 풀타임을 소화했지만 김신욱은 슈틸리케와의 궁합에 아직 답을 찾지 못한 상태다. 박스 근처에 몰아 놓고 때리는 것이 여의치 않으면 가장 요긴한 카드가 김신욱 같은 유형의 공격수다. 앞으로 펼쳐질 지역 예선에서는 밀집수비를 더 많이 상대해야 하기에 '썰어가는 플레이'가 안 될 때의 대안은 반드시 찾아둘 필요가 있다.
이재성은 어느 새 한국 대표팀의 에이스가 됐다. <출처=new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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