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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에두아르도] '호즐매치', 운명의 신은 누구를 선택할 것인가
    CUP COMPETITION NEWS/INTERNATIONAL 2013. 11. 20. 03:21

     이젠 정말 마지막이다. 11월 A매치 데이의 마지막 날, 남은 8장의 브라질 월드컵 본선 티켓의 주인이 정해진다. 그 중에서도 축구 팬들의 이목이 가장 집중되는 경기들은 바로 유럽 지역예선 플레이오프라고 할 수 있다. 프랑스라는 전통 강호의 탈락 위기, 지금껏 유럽 무대의 중심과는 거리가 멀었던 아이슬란드의 급부상 등 흥미로운 매치업이 많기 때문이다. 특히 세계 최고의 공격수들 중 두 명, 즐라탄 이브라히모비치와 크리스티아누 호날두 중 한 명은 탈락의 쓴 잔을 마셔야만 한다는 사실은 이미 플레이오프 대진이 발표되면서부터 엄청난 화제가 되었다. 축구를 아주 좋아하는 어린아이에게라면, '기회 비용'이라는 개념을 설명할 때 예로 들어줘도 되겠다 싶을 정도다.


    운명의 신은 누구를 선택할 것인가. (출처=www.bbc.co.uk)



    1차전, 리스본 에스타디오 다 루즈, 그리고 호날두.

    이들은 경기 내내 거의 쉬지도 않고 응원가를 불어댔다. 응원가를 외워버릴 정도였다. 


      90분 동안 브라스밴드의 응원 소리가 거의 멈추지 않을 정도로 뜨거운 열기 속에서 '단두대 매치'의 첫 경기가 치러졌다. 두 팀 모두 강팀이고, 본선진출에 대한 동기부여가 확실히 되어 있었기 때문에 상당히 치열한 경기양상을 보였다. 그러나 홈팀 포르투갈이 조금씩 우위를 점하기 시작했다. 마르틴 올손과 세바스티안 라르손, 카카니킬리치, 요한 엘만더 등의 돌파 장면이 점점 뜸해졌고, 간간이 나오는 역습이나 세트플레이 외에는 그다지 인상적인 장면을 만들어내지 못했다. 

     7:3 정도의 점유율, 두 배 가량 차이 나는 패스 시도 횟수 (포르투갈 475회, 스웨덴 233회) 등 경기 내용을 수치화한 자료들을 살펴보면 스웨덴이 상당히 불리한 경기를 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그렇다고는 하지만 스웨덴 선수들의 집중력이나 조직력까지 흔들렸다고 보기는 어렵다. 80분이 되어서야 터진 호날두의 결승골도 스웨덴 수비의 실수때문이라기보다는 호날두의 반사신경과 위치선정, 집중력 덕분이 더 커 보였다. 원정에서 무승부, 혹은 최소한의 실점을 마음먹고 나온건가, 하는 생각이 들기도 했다.

    호날두의 결승골 장면. (출처=www.bbc.co.uk)


     아쉬웠던 것은 간간이 개인적인 능력으로 아크로바틱한 골을 숱하게 만들어 왔던 이브라히모비치가 그 날만큼은 침묵했다는 점이다. 이브라히모비치가 한 골 정도 넣어줬다면 2차전을 홈에서 치르는 스웨덴 입장에서는 훨씬 괜찮은 시나리오가 되었을 것이다. 


    2차전, 솔나 프렌즈 아레나, 즐라탄 or 호날두?


         

    스웨덴과 포르투갈의 선발예상 라인업. (출처=www.skysports.com)


     일단 포르투갈이 먼저 첫 승을 거두었다는 점에서 어느 정도 유리하다고 볼 수 있다. 경기력도 그다지 나쁘지는 않았다. 포르투갈이라는 팀의 전력을 평가할 때, 대체로 호날두라는 걸출한 선수에 집중되기는 하나 미구엘 벨로소, 하울 메이렐레스, 조앙 무티뉴가 버티고 있는 중앙 미드필드진 역시 높은 수준을 가진 팀이다. 또 페페와 브루노 알베스의 중앙 수비진도 힘과 기술을 갖추었다고 평가할 수 있다. 득점이 호날두에 몰리기는 하지만 이번 시즌 발렌시아로 넘어온 엘데르 포스티가도 좋은 움직임을 보여주는 선수이며, 맨유에서는 고전하고 있는 나니 역시 국가대표팀에서는 좋은 경기력을 보여주고 있다.

     스웨덴 역시 즐라탄 이브라히모비치에 시선이 집중되기는 하나, 스쿼드의 질적 측면에서 포르투갈에 밀린다고 볼 수는 없다. 셸스트룀과 라스무스 엘름이 중앙 미드필드진을 구성한 가운데, 요한 엘만더와 세바스티안 라르손, 마르틴 올손이 각각 중앙과 양 측면에 포진하고 있다. 

     그러나 전체적으로 놓고 봤을 때, 스웨덴이 다소 불리한 경기를 할 가능성이 있다. 1차전을 이미 내주었다는 부담도 크게 작용할 뿐 아니라, 구조적으로 중앙 미드필더 숫자싸움에서 밀린다. 스웨덴은 이브라히모비치와 요한 엘만더 투톱을 가동하고, 경우에 따라 둘 중 한 명이 미드필드에 가세해 주거나 양 측면 공격수와 스위칭을 시도한다. 셸스트룀과 엘름이 활동량이나 경기 운영이 좋은 선수들이기는 하나, 벨로소-메이렐레스-무티뉴로 이루어진 세 명의 미드필드를 상대로 주도권을 가지고 가기에는 다소 밀리는 형국이다. 

     현대 축구의 또 다른 중요 포지션인 풀백 싸움에서도 스웨덴이 다소 열세로 보인다. 올손이 스피드와 기술을 갖춘 좋은 사이드백이기는 하지만, 나니 때문에 오버래핑에 대한 부담을 가질 수밖에 없다. 이는 코엔트랑의 공격적 성향, 그리고 무엇보다도 호날두의 존재로 미루어볼 때 반대쪽 측면에서도 비슷한 양상을 보일 것으로 생각된다. 수치와 통계가 모든 것을 말해주지는 않지만, 중원과 측면에서의 스웨덴의 열세는 1차전 경기 통계에서도 어느 정도 드러난다.

     패스 성공률과 크로스 시도 횟수가 눈에 띄게 차이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출처=www.skysports.com)


     그러나 스웨덴이 질 것이라는 예상은 섣부른 판단이다. 일단 포르투갈이 북유럽 원정에 약한 면모를 보이고 있다는 점은 무시할 수 없다. 이는 유로 2012 예선에서도 마찬가지였다. 또한 위의 예측은 전적으로 전술상의 구조적 측면에 근거한 것이다. 단판 승부라는 점, 그리고 충분히 만회할 수 있는 스코어 합계도 아직 스웨덴의 탈락을 논하기에는 이르다는 것을 말해준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이브라히모비치를 비롯한 스웨덴 선수들의 동기부여와 자신감이 상당해 보인다. 특히 이브라히모비치는 결과는 신만 알고 있다는 자신의 말에 한 기자가 '그 결과를 어떤 신에게 물어볼 것인가?'라고 질문하자 '지금 당신이 신과 대화하고 있지 않나?'라고 응수할 정도로 강한 자신감과 의지를 보여주고 있다. 스웨덴 감독 에릭 함렌 역시 1차전 경기종료 후 수비적으로 잘 경기했다고 평한 것을 보면, 1차전에서 단 한골만 실점한 것은 오히려 전략적으로 스웨덴이 우위에 있을 수도 있다고 생각해볼 수 있다. '이곳에서는 아마 다른 분위기가 될 것이다.'라는 셸스트룀의 호언이 의미심장한 이유다.

    웃는 얼굴로 악수를 나누는 두 선수의 손아귀에 왠지 힘이 꽉 들어갈것만 같다. (출처=www.theguardian.com)



    * 본 포스팅은 축구팬의 완소앱, [오늘의 해외축구]와 함께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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